11일 오후.

일 끝내고 창후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배는 대고 있는데 떠날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바쁜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

이미 전날 난정지에 들어가 있던 남자님과 태공님이 자리 확보 해 놓았다고 빨리 오라는데...

얼마를 기다린후 배에 오르고 출발한다.

왜 바다물이 흙탕물일까?

수크류가 힘차게 돌아 가는 만큼이나 내 마음도 바쁘다.

어느새 창후리 선착장이 멀리 보이며 들뜬 마음을 더 바쁘게 만든다.

하늘은 태풍의 끝자락이라서인지 너무나 맑고 높다.

태풍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어서 인지 교동으로 향하는 배에는 차량이 몇대 되지 않는다.

(이날 난정지에도 꾼들이 많지 않았다.)

멀리 교동을 육지로 만들 연육교 공사가 한창이다.

불나게 달려 난정지에 도착했다.

이미 전날 들어 와 있던 남자님과 태공님이 반겨 준다.

내가 좋아 하는 포인트는 바로 이런곳이다.

두분이 이곳을 확보해 주었다.

연잎이 쫙 갈려 있는 이런곳이 대물도 나올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자리를 잡는다.

선택의 여지도 없지만...

부지런히 대 편성을 끝내고 나니 이제 태풍이 오나 싶을 정도의 바람이 불어 댄다.

그것도 거의 앞바람...

파도에 밀려 오는것은 물결 뿐만이 아니었다.

파란 잉크를 물에 풀어 놓은듯한 녹조...

그나마 몇개의 구멍은 바람과파도를 막아 준다.

강한 바람에 채비 넣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정확히 구멍을 찾아 집어 넣는다.

남자님의 자리...

파도에 떠 내려 갈듯 하다.

뭐 대 펴고 저녁 먹고 바로 밤낚시...

밤에도 바람은 쉽게 자지 않는다.

하긴 그래도 태풍의 뒤끝인데...

12시 까지 버텨 보았지만 입질은 없고...

한숨 자고 나왔다.

새벽녁 떡밥 갈아주고 있는데 옆에 찌가 몸통까지 올라 왔다 내려 간다.

그때의 허무함...

아뭏튼 날은 새고 말았다.

남자님의 자리다.

태공님도  물 좌대에 앉아 있다.

 그렇게 아침을 맞이 하고 있다.

4짜와 만난 사람도 잔챙이라도 몇수 한사람도..

그리고 꽝한 나에게도 공평하게 아침은 찾아 온다.

일출 광경.

구름 사이에서 잠깐 올라오는것이라 바쁘게 셔터를 눌러 댄다.

화이트 바란스를 여러 가지로  바꿔 가며 찍어 보았다.

아침이 되니 바람도 잔다.

밤새 불던 바람이 아침이 되니 잔다.

뭔가 다른때와 다른 모습이다.

밤에는 자고 낮에는 바람이 불고...이것이 정상인데...

2.0부터 3.2까지 9대를 편성 했다.

파도가 없으니 구멍에도 정확히 들어 간다.

아침 7시쯤.

태공님이 옆에서 찌 올라온다가 소리친다.

장난인줄 알면서 쳐다보니 2.0대의 찌가 살그머니 올라온다.

챔질...

그러나 빈바늘만 허공을 가른다.

올라오다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것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금 일찍 챔질을 한듯하다.

ㅌㅌ

난정지의  상징 소나무

그 옆의 파라솔이 남자것인데...

태공님은 아침을 일찍 먹고 다시 땡겨 보잔다.

이번에도 역시 해준 뜨신밥으로 5끼를 해결 했다.

두분 고맙습니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나니 입질은 없고...

다시 점심시간.

냉면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남자님과 태공님은 이틀간의 땀내를 씻으러 간다고  시내로 나갔고....

주변의 포인트를 돌아 본다.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흘러 다시 밤낚시.

하지만 낮에 간간히 내리던 비가 폭우가 되어 내린다.

밤새 멀리서 번개까지 몰아 치며 억수로 퍼 붓는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바람이다.

전날보다 더 센 바람이 몰아쳐 온다.

결국 비바람속에서 동이 트고 말았다.

아침이 되니 언제 비가 왔냐는듯 맑은 하늘이 나타난다.

오전 7시.

이른 아침을 먹고 주변을 다시 한번 돌아 본다.

이름모를 들꽃

그리고 내자리앞의 작은 연꽃들...

부들 앞에서는 베스의 텃밭인지 쫒는자와 쫓기는 자의 몸부림이 이어진다.

소나무 밑의 개복숭아...

나팔꽃

들깨꽃

늘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태공님.

남자님과 더불어 낚시를 즐겁게 하게 만들어 준다.

멀리 제방이 보이고 그 앞의 흐리게 보이는 산은 북녘땅이란다.

간만에 내 모습도 올려 본다.

낚시 다니다 보니 주름도 많이 늘었다. ㅌㅌ

저수지 건너편 마을 풍경.

그리고 다시 내자리에서 주변을 바라본다.

2박 3일의 꽝.

못내 아쉽다.

전날 저녁 좌대를 들고 들어와 대를 편 꾼의자리.

이곳의 단골꾼은 모두 좌대를 가지고 다니는듯 하다.

밤새 온몸으로 비를 막아준 내 낚싯대.

태풍이 지나가자 양어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들어 왔다.

난정지의 상징으로 우뚝 솟아 있는 소나무,

언제나 그자리를 지켜주기를...

또 다른 포인트.

모두 물속에 좌대를 배치하고 있다.

이렇게 물가에서는 입질 보기 어려울듯...

난정지의 전체 모습.

 멋진곳에서의 이틀밤.

날씨가 도와 주지 않아 힘들었지만 그래도 4짜의 주인은 있었다.

41.5센치.

이정도는 애송이...

난정지에서는 대물에 끼지도 못한단다.

이정도는 기본이라요~~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한마리쯤은 나눠 줄 일이지...

사흘을 살림망속에 있었으니 많이 상했다.

아마 처음에 계측하였으면 5짜가 아니었을지...

부럽고 샘나고...

4짜 삼형제...

꿈의 4짜.

난 언제나 잡아 보려나...

저 검은 눈망울을 언제 만나 보려나...

요것은 태공님의 조과...

4짜에 비하니 너무나 가소롭다.

그것도 못잡은 내가 ...

방생하기전에 제발로 도망갔다.

그래.

 4짜 되어 다시 만나자.

2박 3일간의 대물낚시.

하루전에 들어간 남자님과 태공님의 텃세에 밀려 붕어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4짜 3마리를 구경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겠다.

Joan Baez - Ace of Sorrow(슬픈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