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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취, 감기 조심하세요."
이쁜 여자인형이 한복 곱게 차려입고 판콜에이를 선전하는 CF광고, 이제 그 광고가 친근하게 다가오는 계절입니다.
직원들과 소래낚시터를 찾았습니다. 간만에 가본 소래낚시터는 그동안 미뤄놓았던 벌초를 한 듯 수초를 말끔이 정리를 해서 낚시하기에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제가 주로 앉았던 자리는 다른 분이 먼저 오셔서 선점하고 계셔서 불가피하게 병풍처럼 수초대로 둘러싼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마치 벙커처럼 은폐, 엄폐가 잘되는 자리...
'속으로 잘될까' 의심을 품었지만, 그 의심도 잠시 각종 비빔밥을 맛나게 요리해서 식욕왕성한 붕어님들을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붕어님들이 입맛이 별로 없는지 자꾸 외면하는군요. 그래도 계속 밥상을 새로 올리면서 붕어님의 깔깔한 입맛을 돋구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처음에는 부르지도 않은 손님인 빠가사리님께서 붕어님 수라상을 낼름 받아 먹고는 제게 얼굴 도장 찍고 가셨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침묵, 쌀쌀한 바람이 온몸을 에감았습니다.
찬바람에 몸서리를 칠 쯤, 요동치는 찌 그리고는 이내 쭈욱 찌가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밉니다. 동시에 퍼덕소리를 내면서 붕어님께서 납시셨습니다. 이어 어부인도 납시시고, 애지중지하시는 붕애님도 인사하러 오셨습니다.
한가족이 살림망에서 도란도란 속삭이는 소리가 마치 명절 온가족이 모여앉아 밀렸던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음꽃을 피우는 우리 인간네 모습입니다.
가을밤이 깊어갈 즈음, 마실나온 이웃집 붕어 아낚님, 부군님 그리고 친지분들 곱게 살림망으로 모셨습니다.
그렇게 맑은 하늘을 수놓은 청정한 별빛과 야위어 조금은 창백한 반달님, 그리고 붕어님 일가, 소슬바람과 그 바람에 춤을 추는 수초대, 붕어님 얼굴을 뵙고자 몸살을 하는 소생이 하나되는 가을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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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3 11:15: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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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