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는 넘어갈려나 내심 기대도 했지만, 정확히 토요일 12시쯤 전화벨이 울린다. 선배의 다급한 목소리 "지금 뭐해?, 보따리 싸가지고 사무실로 와"
우리 대화는 이런 식입니다. 그러나 밉지않습니다. 서로 이심전심할 수 있는 막연한 사이라서 말입니다.
2주 동안은 추석명절때문에 낚시동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사뭇 반가왔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뒤로 하며, 평택으로 달음질해 나갔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체상태인데도 짜증은커녕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어느새 내 머리속은 아담한 낚시터로 날아가 있습니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이곳 낚시터는 낮시간대는 폭발적으로 입질이 붙다가도 저녁 캐미 꽂을 시간이면 이내 붕어의 입질은 뚝 끊겨 버립니다. 대신 잉어가 낚시터 이곳저곳을 유유히 다니면서 이맛 저밥을 먹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낚시 여행에는 아산호에서 어민들이 잡아온 토종붕어를 방류하는데도 도통 붕어들의 입질이 시원찮습니다. 우리 선배는 토종붕어, 떡붕어 잔치를 벌리며, 연신 생중계를 해댑니다. "1번 선수, 토종붕어로 연타석 홈런입니다. 이런 쌍포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반면 2번 선수는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방망이조차도 휘두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 보기좋게 삼진 아웃입니다."
"우씨, 열받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사람 차별할까?"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거리고 있는데, 쑤욱 찌가 올라옵니다. 힘찬 챔질, 그런데 반항하는 힘이 장난이 아닙니다. 다른 낚시대까지 감아 버리면서 저항을 해옵니다.
이럴 경우 선배가 말했습니다. 대를 꽂꽂이 세우고, 차고 나갈 때는 앉아서 대를 세우라고,,,
나는 마치 실습생처럼 착실하게 배운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5분 가량 지나서 뜰채안으로 잉어를 포획할 수 있었습니다. 5호 바늘에 2.0 원줄을 쓰고서도 터지지 않고,
이렇게 해서 토요일 해질녁하고 일요일 오후까지 잉어 1수 발갱이 3, 토종붕어 1수 상면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짜릿한 손맛을 뇌리 속에 간직한 채 |
|
2004-10-10 18:19:09 |
|
=
=
잉어 001.jpg (438222 Bytes)
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