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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긴 연휴입니다.
이렇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니,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의 긴장 속에서 살다가 모처럼 맞은 여유는 꿀물보다도 더 달콤하고 유혹적입니다.
삶의 여유, 이는 삶을 살아가는 에너지이기도 하겠죠.
꼬맹이 아이들이 보챕니다. 바람쐬러 가자고
4살박이 아이가 낚시터, 낚시터
그래서 나섰습니다. 여왕님, 공주님 2분을 모시고, 소래낚시터로 향했습니다. 김밥과 음료수도 사고, 당초 계획은 처제네와 함께 가서 낚시 겸 삼겹살 파티를 할 요량이었는데, 연락 두절로 작전을 수정했습니다. 그냥 우리 가족만 가서 점심먹고 저는 낚시를 하는 그런 작전.
그런데 당도한 소래낚시터는 정말 만원이었습니다. 입어료는 만원이 아니구요. 거의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저는 수초대가 있는 그런 노지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제가 주로 앉았던 곳은 다른 분들이 벌써 자리잡고 계시고
그래서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관리소 식당 앞과 정자 등 거의 대부분 자리에 조사님들이 빼꼭하게 자리하고 계셨습니다.
'오늘은 틀렸구나'하고 과림저수지로 옮겼습니다. 4살 막내딸이 배있는 낚시터로 가자 하고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배는 진짜 배가 아니고요. 과림저수지 산중턱에 있는 호화찬란한 배까페를 가르키는 것입니다.
과림저수지도 많은 분들이 포인트를 선점하고 계셨습니다. 몇 분들은 살림망을 담구고 계셨구요. 막 과림지에 도착하는 때 한 조사분이 60cm 가량되는 잉어를 낚으셨습니다. 운전 중 조사님들이 몰려 있길래 가보았더니 통통하게 살이 오른 잉어였습니다. 이 분은 5칸대를 스윙치기로 하시더군요.
저는 오늘 5칸대 휘두르는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이 분 뒤에 바로 우리 가족들이 있었는데, 몇 번을 공중에서 돌리면서 찌를 안착시키시더라구요. 처음에는 앞치기 식으로 던지길래 저걸 어떻게 앞치기로 던지나 궁금했는데, 일단 던져놓고 돌리더군요. 마치 상모놀이 하듯이 말입니다.
무너미 쪽에 가보았습니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무너미와 매운탕 집 사이에는 잉어들이 잘 잡히는데, 특히 이곳은 짧은 대가 입질을 잘 받아서 제가 선호하는 자리입니다. 이곳을 10여년간 섭렵한 분이 다른 포인트 다 돌아보고 내린 결론이라면서 제게 가르쳐 주신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발갱이를 비롯해 잉어들을 잡는 모습을 목격했구요. 저 또한 40cm가량 되는 발갱이를 잡기도 했습니다. 아참, 여기도 산보삼아 우리 가족이 걸어와서 위에서 구경하고 있는데, 한 분께서 낚시대를 접고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속으로 가시면은 자리를 깔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대를 접어 넣고, 다른 한 대를 접으려고 낚시대를 잡는데 고기가 움직입니다. 발갱이가 걸려 있었는데, 그걸 알지 못했나봅니다. 발갱이를 힘들여 잡고는 다시 자리를 지키시는 바람에 낚시를 포기하고 또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오후 2시 30분이 넘은 시각, 금이낚시터 아니면 물왕리 저수지 밑에 있는 수로에 갈까 고민하다가 다시 한번 소래낚시터로 갔습니다. 연안좌대가 없는 정말 노지같은 곳에다 자리를 필까 하다가 조금있으면 가자고 성화를 부릴 아이들을 생각해 오늘은 낚시를 포기하고 왔습니다. 오는 길에 의류할인매장에 들러 우리 공주들에게 이쁜 가을옷 몇 벌을 사주고
여기저기 주말에는 선배들과 낚시다닌다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서 미안했는데, 오늘은 조금이라도 만회가 된듯합니다.
"아빠, 아빠가 좋아, 이쁜 옷도 사주고, 놀아주고 고기도 주고"
작은딸, 큰딸이 좋아합니다.
낚시를 배우면서 가족들이 함께 하기가 참으로 힘든 환경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다고 취미를 포기하기도 쉽지않고 더더욱 가족들과 주말마저도 생이별하는 것도 보기 안좋고
그래서 유료낚시터만큼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숙식시설이 쾌적하게 조성됐으면 합니다.
일때문에 가족들과 오랜시간 함께 하지 못하는데 주말마저도 그렇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이웃간의 사랑, 가족들간의 사랑도 많이 부족한 세상에
이글을 쓰고 있는데 막내딸이 찾아와 목걸이를 만들어준답니다. 손톱 손질하는 기구하고 줄은 분홍색 고무줄로요, 그리고는요. 고개 숙이라고 하고 목걸이를 걸어주네요.
그래서 뽀뽀로 화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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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6 20:1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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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