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4시.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창밖을 봅니다.

장마비가 잠시 소강 상태인듯 비는 멈추었고 하늘빛도 그리 잿빛만은 아닙니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살그머니 집을 나섭니다.

전날인 24일 오전.

이번주는 쉬자고 태공님과 약속을 했는데 천화유일님이 펌프질을 합니다.

낚시꾼이 비 좀 온다고 쉬면 되겠느냐?

어디든 갑시다.

잠시후 태공님의 전화,.

천하유일님의 펌프질에 속아 강원도로 출발합니다.

자리 잡으면 전화 할테니 그리 오십시요.

퇴근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의 오후5시경.

태공님의 전화.

비가 많이 와서 저수지 물이 전부 뻘개 낚시할 여건이 못되니 오지 마십시요.~헐

그래서 하루는 쉬었지만 가슴깊이 꿈틀대는 본능은 어쩌지 못해 새벽길을 나섭니다.

비가 많이 왔으니 작은 둠벙이나 수로를 염두에 두고 무조건 출발했습니다.

가는길에 비 영향을 덜 받을것 같은 왕모대 십자수로를 염두에 두고 달려 갑니다.

앗! 물이 없다,

십자수로에 도착하여 물을 처다보니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여 물을 다 빼 버렷습니다.

게다가 완전 황톳물...

지렁이를 달아 탐색을 해 보니 그래도 입질이 들어 옵니다.

붕애가 대롱대롱,,,

수문 건너편이 지난 겨울 얼음낚시 하던곳인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오는데 뒷바람을 지고 낚시할만한 자리가 안나옵니다,.

앞에보이는 뗏장 수초 앞에서 얼음낚시에 쏠쏠히 재미 봤는데...

수심약 70센치.

하류쪽 수문이 완전히 들린채 물이 빠져 나갑니다.

마땅치 않아 자리를 떠납니다.

하류쪽 다리부근.

그림은 좋은데 수심 30센치.

다리 위쪽.

수심 70센치로 낚시 가능.

게다가 지렁이를 달아 탐색하니 이내 입질이..

그런데 바람을 피해 앉을만한 자리가 없습니다.

다시 낚시할만한곳을 찾아 헤메다 발견한 조그마한 소류지...

역 1000여평쯤 되어 보이는 소류지는 뚝밑에 앉아보니 바람이 머리위로 지나갑니다.

하룻밤 묵어갈만한 그런곳 같았습니다.

대를 담궈 수심을 보니 약2미터권.

낚시중인 조사님에게 이곳에 대해 물어보니 베스가 있고 대물도 가끔 나온다고 합니다.

마침 삼태기님도 출발하였다기에 더 옮겨 다니지 말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뚝아래 좋은자리를 잡아 대를 편성합니다.

자리가 좁아 텐트는 설치 하기 어려울듯하여 파라솔만으로 비를 피해볼 예정입니다.

대를 편성한지 얼마뒤 깨끗한 입질과 함께 이녀석이 인사를 합니다.

8치급으로 만족 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반갑기만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좋았습니다.

비록 바람은 좀 불기는 했어도 비가 오지 않아  상큼한 아침공기와 더불어 출조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있는 지렁이와 글루텐으로 아침밥상을 마련했습니다.

비록 지렁이 만찬은 베스들만의 잔치로 끝나 이내 교체를 해야 했지만...

얼마뒤...

반갑지 않은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장마비라도 쉬엄쉬엄 내릴줄 알았습니다.

태풍은 아직 멀리 있기에 비는 곳 멈출 줄 알았습니다.

저 앞에 앉아있는 꾼의 자리가 주인이 3번 바뀔때까지 비가 그치지 않을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빗줄기는 점점 더 굵어지는듯 합니다.

파라솔을 타고 내려 오는 낚수물도 잠차 길고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빗속에 정신나간 말뚝맨님과 삼태기님이 찾아 오십니다.

모처럼 쉬는날이라 억울해서 나오셨다는 삼태기님.

건너편에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세찬 빗줄기 속에  대를 펴는 저분들이야 말로 진정한 꾼입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내리는 빗속에서도 간간히 입질을 합니다.

옆에 앉으신 조사님은 오전중에 2수의 월척붕어를 뽑아 내셨다는데 나에게는 잔챙이들만이 찾아옵니다.

오후들어서며 바람도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파라솔만으로는 뿌려대는 빗방울을 감당하기 힘들어 집니다.

떡밥그릇으로 휘날리는 빗방울을 막기위해 비닐로 덮어 놓고...

우의를 입고는 있지만 긴시간이 지나면서 비옷안으로 습기가 차 오르는것이 느껴집니다.

들이치는 빗방울로 모든것이 젖어 듭니다.

가끔.

정말 아주 가끔.

이렇게 빗줄기가 약해질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가끔 올라오는 봉순이의 유혹에 자리를 떠날수가 없습니다.

아름다운 그녀가 기다리는데...

둑아래 파라솔로 진지를 구축한 제 자리입니다.

잠깐 빗줄기 약해진틈에 카메라를 들이대 봅니다.

잠시 둘러보니 이렇게 큰 뱀딸기도 있습니다.

정말 딸기만 합니다.

맛은 없습니다.

이후 말뚝맨님은 철수 하였고

뚱이님은 찾아와서 둘러보더니 심란하다고 대도 펴보지않고 철수 해 버립니다.

삼태기님과 밤을 지새워 보기로 합니다.

6대를 편성하시고 지렁이와 글루텐으로 만찬을 준비 하셨습니다.

텐트안에 취사준비까지 철저히 준비해놓고 하루를 지내려고 합니다.

텐트안은 정말 아늑합니다.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난뒤...

폭우...

앞에 보이는 대편성.

제자리입니다.

빗줄기속에 마중나온 봉순이들...

이후 몇수를 추가하였지만 큰녀석은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쉴새 없이 쏟아지는 폭우속에 철수할 시기를 잡지도 못한채 밤을 지새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대로 뚝이 바람을 막아 주어 큰지장 없이 낚시를 했지만 자정을 넘기면서 바람은 강풍으로 변해

삼태기님의 텐트를 날려 버릴 기세입니다.

결국 새벽1시30분.

비가 약해진 틈을 타 철수를 결정합니다.

이번출조길에는 동영상을 찍을 새도 없었습니다.

아니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텐트를 치지 못해 캠코더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 하지 못했습니다.

물에 약한 전자제품의 특성상 동영상에 욕심을 내고 화보에 목숨 걸며 촬영을 계속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주는 조행기 없이 지나갈가도 생각했지만 다음주도 어쩌면 낚시출조가 원천적으로 금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허접하지만 몇장의 사진만으로 화보를 대신합니다.

여러 회원님들의 많은 이해 바랍니다.

철수 준비를 마치고 후진 해 나오다 앞바퀴가 미끄러지며 뻘속에 처박힙니다.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차를 빼내기위해 고생고생하고 겨우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강원도로 떠났던 태공님과 천하유일님은

양구를 거쳐 충주 그리고 괴산까지 옮겨 가며 낚시 할만한 곳을 찾아 헤메고 다녔다는 후신입니다.